2015년 7월 30일 목요일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고 잊혀지지도 않는... 고향의 주소 [엘로히스트중에서]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고 잊혀지지도 않는... 
고향의 주소 [엘로히스트중에서]




외할아버지는 5년째 치매를 앓고 있다

증상이 호전되지는 않지만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라 
시설이 아닌 집에서 생활하신다


가족의 얼굴은 물론 자신의 나이와 이름조차 잊은지 오래인
할아버지는 올해 들어 망상 증세가 심해져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할아버지 셔츠 주머니에는 닳고 닳은 메모지가 고이 접혀 있었다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양 할아버지는 메모지를
조심스럽게 펴서 보여 주셨다


"황해도 개풍군 상도면 00리 00 번지


사라져 가는 기억들 속에서 고향만큼은 잊지 않으려

애쓰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했다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고 잊혀지지도 않는... 
고향의 주소 [엘로히스트중에서]




할아버지가 그토록 고향에 가고 싶어 하고

그러워했던 이유는

부모님과 형제 자매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집에 들어와서도 주소가 적힌 메모지를

몇 번이나 꺼내 보고 어루만지셨다

고향은 그런 곳인가 보다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고 잊혀지지도 않는...

망각의 병마저도 어쩌하지 못하는 곳 말이다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고 잊혀지지도 않는... 
고향의 주소 [엘로히스트중에서]







댓글 1개:

  1. 고향이라는 곳은 마음한구석에 아련한 그리움이 있는 곳입니다.
    살아가면서 힘들때 일수록 더욱 그리움이 큰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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